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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ramming/Data Analysis

데이터 분석 인턴 회고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의 데이터 분석 인턴을 마쳤다. 

인턴 수료 후 시간이 눈 깜빡할 사이에 흘렀다. 그간 직무 선택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았고, 최종적으로 지원했던 곳은 서류를 탈락했다. 

 

인턴으로 근무한 곳의 산업은 물류였다. 사실 이전에 뚜렷한 산업 분야를 정하지 못했던 것도 있고, 대기업에서 데이터 분석 직무를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게다가 25: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것이 내게 엄청난 도파민 분출을 일으켰다. 얼마나 인기있는 자리여서 이렇게 몰렸을까?라는 생각에...

가장 힘들었던 건 잠실까지 출근하는 것이었다. 매일 7시 47분 지하철을 타고, 오후 8시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했으니 하루 종일 회사에 있다가 햇빛 한번 보지 못하고 하루가 끝나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건, 3일 출근이었다는 거. 나머지는 자유긴 했으나 나는 꽤나 프로젝트에 신경을 기울였다.

 

프로젝트는 데이터를 이용해서 신규 물류 후보지를 선정하는 것이었다. HR 부서 아래 있는 데이터 팀이었고, 채용률을 높일 수 있는 곳 위주로. 가장 씁쓸했던 건 보안이 너무나도 철저한 탓에 내부 데이터를 손도 못댔다는 점이다. 외부 업체에 회사에 대해 분석해달라 요청해도 내부 데이터를 줄 수 없다고 할 정도라고. 그래도 데이터 팀 내에서 다양한 피드백과 정보를 어느 정도는 획득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프로젝트 발표를 거진 일주일 앞두고 수집했던 데이터가 상관관계가 너무 높아서 쓸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인구 관련된 데이터만 계속 수집하는 바람에 그냥 같은 결과를 보여주는 변수만 너무 수집한 것... 팀장님께서 이전 프로젝트에 비해 달라진 게 없다며 실망해하는 모습에 갑자기 불이 붙었다. 매일 새벽까지 변수 찾고, 상관관계 보고, 모델에 넣어보고... 

프로젝트를 같이 했던 동기가 도중에 일이 생겨 데이터 수집과 발표 자료를 거의 혼자서 도맡았다... 그래도 워낙 완벽주의였던 나를 맞춰주려 했던 모습이 정말 고마웠다. 

 

프로젝트 결과...?

긴가 민가 하긴 하다. 회사 내부에서 이미 결정하고 지을 예정이었던 곳이 3곳 있다고 했다. 우리가 뽑았던 10개의 리스트엔 그 지역이 존재하긴 했다. 근데 회사에선 원하던 방향이 아닌듯했다. 내부 데이터도 못건들게 해, 원하는 방향도 안 알려줘,... 뭐 어쩌라는거지? 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어쨌든 표면상으론 HR 디렉터께서 자료를 넘겨 달라 요청했지만, 엄청나게 사용될 것 같진 않다. 아무래도 학부생으로서 할 수 있는 선은 한계가 있고, 더욱이 나는 통계 전공도 아니었으니 다들 나를 IT 인력 취급했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점은 데이터 분석의 절차 전부를 경험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해서 데이터를 부전공했으니, 아무래도 데이터에 친숙했었다. 또한, 전공은 약간의 H/W가 가미되어 있었기에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것 같다. 부전공에서 캡스톤 디자인을 두번 진행했으니 아무래도 좀 더 신경을 쓰게 되었고, 나 역시 돌아보니 더 좋아했던 분야기에 몸이 움직였던 것 같다. 전공 캡디까지 총 3개의 캡스톤 디자인을 했다...

하지만 웬만해선 데이터 분석 전체를 진행하진 못했는데, 부전공이 데이터 사이언스의 느낌을 더 풍겼기 때문이다. 

머신러닝과 딥러닝, 데이터 마이닝, 통계학, 파이썬... 얘기만 들어봐도 벌써 데사의 느낌이 풍긴다. 

하지만 분명 도움은 됐다. 딥러닝까지는 아니어도, 머신러닝의 경우 데이터 분석에서 필수기 때문이다. 학부 시절에 좀 더 범용적인 프로젝트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전부 딥러닝을 사용한 프로젝트여서 다양한 견해를 못냈다는 점은 좀 아쉽다. 

 

두번째는 시각화를 배운 것. 사내의 POWER BI 강의를 수강했다. 프로젝트와 병행하느라 자세하게는 듣지 못했지만 최대한 활용하려고 노력해봤다. 나름 필터, 슬라이드와 지도를 활용하는 등 보고서 다운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창작의 시작은 모방이라고, 구글링해가며 보고서를 최대한 프로젝트 주제에 맞게 변형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데이터팀 팀장님은 이것저것 꾸민 것보다 [기본]을 좋아하신다고. 그래도 나름 도움은 됐다. 

 


느낀점

 

첫번째로 프로젝트 계획서를 잘 작성해야겠다는 것. 예외 상황이란 원래 늘 있는 법이다. 특히 데이터 직군은 그게 더 심한 것 같다. 원하던 데이터가 아닐수도 있고, 중요한 정보가 누락되어 있을수도 있고, 아예 잘못되었을수도 있다. 

그때마다 어떡하지?라며 동기와 함께 머리만 싸맸던 것 같다. 만약 세부 계획을 세웠더라면, 어디로 틀어야할지 방향성이 더 잘 보였을 것 같다. 나름 공유 문서로 기록은 열심히 했지만 세부 계획을 세우지 않고 진행했던 점은 아쉽다.

 

두번째로, 회사는 인간 관계가 더 힘들다는 것. 원래 익히 들어 알고있긴 했지만 내가 불편한 사람과 하루의 절반 가까이 보내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대부분 다 잘 해주셨지만, 분명 내 실수를 달갑게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런 상황이 되었을 때 내 마음 컨트롤은 잘 되지 않고, 해결하는 방법도 모르겠다. 

 

마지막. 나 이거 하기 싫은데? 

함께 점심 식사를 하던 데이터팀 멘토께서 학부는 학력으로 치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셨을 때였다. 그냥 바로 들었던 생각은 나 이거 대학원까지 가기 싫은데...?였다. 데이터 분석이다 보니, 성과에 예민한 부서인 것 같았다. 계속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이것저것 그래프 그려보고 머신러닝 뜯어보고 파라미터 고치고.. 왠지 머리만 더 복잡한 것 같았다. 앞선 이유들은 핑계일뿐이고. 깔끔하게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하루종일 했던 일은 데이터 전처리하기. 원래 그런 일이란 걸 안다. 그리고 취업 컨설팅에 이 내용을 문의했을 때도 원래 모든 일이 다 그런거라며 AI가 유망한 직업이니 계속하라고 그랬다. 사실이긴 했지만.. 어쨌든 내 마음을 맘대로 바꿀 순 없으니까.

 

 

 

마치며

 

인턴 수료후에 엄청나게 직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데이터 분석으로 커리어를 쌓을 것인가? 아니면 개발을 다시 도전해볼까? 

앞서 기술했듯이, 데이터를 내 맘대로 못 쓴다는 게 제일 마음에 걸렸던 것 같다. 이 부분은 당연히 회사의 일원이 되면 해결할 일이겠지만, 내가 원하는대로 수집해서 서비스 해보고 싶은게 내 꿈인 것 같다. 

 

고객 행동을 파악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고.. 그 기획한 서비스가 고객에게 인기 있다면, 그것만큼 뿌듯한 것도 없을 것 같다. 올해 초, 백엔드 교육 때 웹 개발이 처음이었던 나는 커뮤니티 API도 꾸역꾸역 만들었지만, 당시 동기들이 커뮤니티를 재밌게 사용하는 걸 보고 내심 두근거림을 느꼈던 것 같다. 쪽팔려서 말은 안 했지만. 

 

나중에는 내가 새로운 서비스를 런칭할 수 있는 능력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당장 백엔드를 시작하지 않더라도, 행동의 밑거름이 되겠지. 아무튼 의미있는 3개월이었다! 직무의 대한 고민은 오늘까지 마무리 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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