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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Planet ASAC

[SK플래닛 웹 풀스택 ASAC] 5기 수료 회고, 후기

 
9월 11월 수료를 기점으로 ASAC이 끝이 났다. 그렇게 나는 중간 회고를 보석함에 넣어둔 채 영영 꺼낼 수 없었고 결국 2번째 회고가 마지막 회고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사실 수료 이후 계속 회고를 써왔다. 엄청 더뎠던 건 맞지만, 끝맺음이 부족한 것이 싫어 미약한 힘으로 조금씩 작성해왔다...

진짜루...

 
하지만 회고를 쓰면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 회고 내용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다. 분명 나는 ASAC을 통해 성장한 점이 많다고 느꼈는데, 왜 이런 글이 되었나 내 스스로에게 섭섭했다. 어쩌면 인생에서 소중한 경험이 될지도 모르는 한 가지를 프레임 가득한 시점에서 밖에 느끼지 못 한 것 같았다.
 
작성하던 회고에서는 실제 겪었던 경험을 사실 위주로 나열했으나 지금은 ASAC 통해 성장한 점과 느낀 점을 위주로 작성해 볼 예정이다. 
 
7월 
6월까지 약 3개월 간의 교육이 끝나고 7월 초부터 기업 협업이 시작됐다. 나는 외주의 외주(?) 업무를 팀과 함께 맡았다. 올리브유 홍보를 위한 매거진 웹 사이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였다. 프리랜서 개발자와 비슷한 일을 하게 된 것 같았다. 사실 기업 협업이라는 타이틀은 얻지 못했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원활하게 진행하던 팀원들과 배정되었기에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우리 팀과 한 팀을 제외하고는 회사로 배정되었기 때문에, 7월이 되자마자 업무를 시작하는 듯 했다. 그런데 우리 팀은 3주 가까이 시간을 날리게 되었다. 아직까지 해당 프로젝트의 디자인과 기획을 진행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나와 대부분의 팀원들은 매일 공유 공간에 출근해서 할 일을 찾아 헤매었다. 그 과정에서 나름 Spring Security도 만들어보고, 팀워크(?)를 다지는 소통 시간도 가졌다. 
 
지금까지는 학교와 학원에서 늘 해오던 수동적인 대응만 알고있던 터라 무엇을 해야할지 몰라 팀원과 마음고생도 심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운영측과 프로젝트 매니저와 간헐적으로 소통을 이어갔고, 마냥 좋은 피드백만 있었던 건 아니지만 모두가 성인이었기에 각자의 몫을 챙기는 것도 응당 개인의 역량이기는 했다. 
 
우선은 디자인이 완성되지 않았던 상태라 현재까지 나와있는 와이어 프레임을 토대로 프론트와 백엔드 작업을 시작했다. 
나는 인증과 인가 역할을 맡아서 디자인에 크게 구애받는 위치는 아니었다. 
 
그리고 7월초쯤, 처음으로 지원한 기업에 필기 시험을 보러가게 되었다. 생각보다 전산학개론이 너무 어렵고 깊게 출제되는 바람에 아는 것만 풀고 나머지는 거의 졸았다. (새벽에 일어나서....) 그래도 가까스로 필기가 붙었다. 
인성 검사를 마치고 23일, 면접을 가게 되었다. 
사진을 몇개 남겨놓았다면 좋았을 걸, 너무 힘들어서 그런지 없다. 면접이 끝나고 프론트원에 들러 팀원들과 엽떡을 먹었다. 그리고 예비 합격으로 끝났다. ㅋ ㅠ
 
 
8월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했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 디자인과 기획이 종종 변경되기는 했지만 우선 만들 수는 있는 단계였다. 안타깝게도 프론트 팀원들이 와이어 프레임으로 작업했던 부분을 날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8월 초쯤에 나는 인증/인가를 같이 맡은 프론트 팀원과 붙여보는 작업을 했다.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탈도 많았지만 성공적이었다.
 
Next.js가 SSR과 CSR을 지원하는 특징 때문에 토큰을 전달해주는 것에 애를 많이 먹었다. 이 사실을 모르고 백엔드에서 Next.js 서버측으로 계속 토큰을 쿠키에 붙여서 보냈고, 쿠키가 소멸되는 바람에(정확하게는 소멸이 아니라 그냥 없음) 모든 CORS를 다 열어두기도 했지만 해결되지 않아서 애초에 AWS 문제가 아니냐는 결론까지 이르렀다. 
이후에 다른 팀원의 도움으로 해당 문제가 Next.js의 서버임을 알게되었고 토큰을 body에 붙여서 Next쪽에서 클라이언트에 쿠키를 이용하는 것으로 해결이 되었다. 
 
이것 말고도 관리자 페이지에서 로그인이 안 되는 현상이 아~주 나중에 발견되었는데 또 브라우저에 쿠키가 전달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었다. 팀원과 함께 원인이 뭔지 한참 찾았지만 알아낼 수 없었고, CRA라 Next의 상황과는 다르다며 (또) AWS가 Authorization을 막는다고 남탓을 시전했다. 급한 마음에 테크 리더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역시 금방 찾아냈다.. 
쿠키 도메인을 맞추지 않았다^^... 그때도 부끄러웠지만 지금도 부끄럽다. 
 
어쨌든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 이슈는 이 두가지 정도 되었던 것 같다. 
 
 

좋은 책

처음 인증/인가 공부를 시작했을 때 한 팀원에게 추천 받았던 책인데, 반복해서 실습하다 보니 감이 잡혔다. 이해하기 쉽게 적혀있고 굉장히 상세하다! 게다가 저자의 이름이 아는 킹왕짱 멋지고 귀엽고 예쁜 언니와 똑같아서 내적 친밀감도 느낄 수 있었다...
인증/인가 외의 다른 챕터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참 친절하게 설명되어있다. 개발하면서 책을 잘 안 보는 편이었는데 이 책 하나는 참 기억에 남는다. 다만 깊이 있는 내용은 기대하기 힘들다. 
 
 

ASAC 후기 

ASAC 자체의 후기를 남겨보자면, 더 높이 보는 사람은 날아갈 수 있고 미로 속에 갇힌 사람은 더 미궁에 빠질 수 있다. 
홍보 자료의 내용대로 당연히 강사님의 이력이 화려하고 실제로 강의 지식 수준도 상당히 높다. 이걸 다 따라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방대하고 자세하지만, 아직도 종종 모르는 내용이 있으면 한번씩 들춰보곤 한다. 신기하게도 모든 내용들이 다 들어있다. 강사님 입장에서 그때의 내가 얼마나 백지 같았을까 싶기도 하다. 
 
하지만 역시 3개월이라는 시간은 그 지식들을 다 받아들이기엔 짧다. 이건 부트캠프 특성상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게다가 운영 분위기 자체가 공부를 강압적으로 시키기 보다는 자유롭기 때문에 더 알고자 하는 사람은 더 깊이있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그때의 나는 수동적인 경험 뿐이라 많이 헤맸던 것 같다. 
 
이후에 수강생들을 위한 특강들을 진행했다. 취지는 좋았으나 이론 수업 때는 흐름이 끊기기도 하고 오히려 진도를 못 맞추게 되어 아쉬웠다. 기업 협업 이후에 했던 취업 특강과 모의 면접은 실제 현업자가 참여해 피드백을 주고 받아 꽤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어찌되었든 수강생들의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수집해 교육 퀄리티를 높이는데에 집중하는 것 같았고, 이것저것 다양한 시도를 통해 시행착오를 겪어 나가는 듯 했다. 현재 7기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디스코드의 QnA 채널을 보니 수강생들 지식 수준 자체도 높아진 느낌이다. 
 
 
 

내 후기

나한테는 이 경험이 굉장히 값졌다. 
사실 이전에 했던 3개월의 짧은 교육은 좋은 경험이었으나 초심자였던 내게는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는 계기가 되었다. 
원래 책 한권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고, 아마 ASAC을 수료 하지 않았다면 지금 내 정확한 위치가 어느정도였는지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했을 것이다. 
 
더 좋았던 건 함께했던 동료들이었다. 나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유능한 팀원과 함께 할 수 있어서 기뻤다. 매일 10시에 집에 갔지만 몸은 힘들었어도 함께 고생한다는 느낌이 이런거구나 깨달을 수 있어서 더할나위 없었다. 게다가 가장 어려웠던 역할을 도전해 볼 수 있도록 흔쾌히 동의해 준 백엔드 팀원들에게도 너무 고마웠다. 
그 외에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팀원들과 매일 데일리 스크럼과 주에 한 번 회고를 진행하며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도 좋았다. 다들 힘들어도 팀 내 역할에 최선을 다 해줬고, 나 또한 최대한 힘을 내서 아쉬움은 남지 않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팀원 외에도 앞으로의 내 진로를 함께 고민해 준 고마운 사람도 있었다. 먼저 길을 닦아 준 멋진 동기들 덕분에 자신감을 다시 되찾아 도전할 수 있게 되었다. 
수료 후에도 지속적인 모임을 약속하고 만남을 진행해 온 동기들도 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함께해 힘들었던 취준 시절을 버틸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다. 
 
인성적인 면에서도 좋은 동기들을 많이 만나 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나 (큰 갈등은 없었지만)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해결하는 게 좋은지 고민해 볼 수도 있었다. 
기술적인 면에서도 큰 상승 폭을 이뤘다. 스프링을 사용하는 곳에 입사하진 않았지만 같은 객체지향 언어로 기본 틀은 비슷해서 업무에 적응하는데 몇 주도 걸리지 않았다. 
 
수료 후에는 아쉬웠던 점들만 생각이 났는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을 가라앉히고 나니 생각보다 긍적적인 발전을 많이 이루었다. 물론 무조건적으로 ASAC이 좋다기 보다는 마침 좋은 동료를 만났고, 마침 ASAC 교육 환경이 맞춤적이었으며 마침 지식이 높은 강사님을 만나 마침 적절한 시기에 발전을 이뤘다. 만약 내가 ASAC에서 첫 웹 개발이었다면? 아마 그건 그것대로 좋은 기억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추천 여부?

내가 정말 웹 개발을 할 것이고 흥미가 있으며 목표가 명확하다!
하는 웹 개발자 지망생이라면 적극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나처럼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고, 또는 목표가 불명확했다거나 도중에 진로를 변경한다면 솔직히 비추하고 싶다. ASAC이 잘 못 되었다는 게 아니라, 그런 고민 많았던 진로가 이력서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면접에서 이 부분에 대한 파고듦을 꽤나 당했다. 
아무래도 6개월에 웹 개발을 깊이 있게 배우기는 어렵지만 부트캠프를 듣기로 결정했다면 1년을 그냥 날려야 한다. 대강 3월에 시작해서 9월쯤 끝나니, 3월까지는 입과한다고 시간을 날리고, 9월부터는 이력서 쓰거나 사이드 프로젝트 한다고 시간을 날려야 하니까. 
현재 웹 개발자 시장은 많이 얼어 붙었고(웹 뿐만이 아니지만...) 언제 다시 좋아질 지 모르니 확실히 목표를 가지고 전문성을 키우는 사람만이 살아 남을 것 같다. 특히 이 분야는 매우 흥미와 적성을 많이 타기 때문에 확신이 없다면 포기하기 쉽고 도중에 진로를 변경한다면 공백기가 될 수도 있다. 
물론 부트캠프 중 1티어는 채용 연계형이다...! k-digital을 1번만 쓸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채용 연계형에 투자하는 게 좋다. 만약 채용 연계형이 경쟁이 너무 세거나 떨어졌다면 개인적인 생각으로 ASAC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
 
 

결론

 부트캠프는 공부를 하려는 목적이 첫번째긴하지만, 같은 목표를 가지고 서로 도와가는 동료들을 만나는 것도 두번째 목적이다. 매니저님이 서로가 높은 개발자가 될 수도 있다고 우스갯 소리로 인맥을 형성하라 말해주셨는데, 그 말이 틀린 건 아닌 것 같다. 물론 내가 그런 목적으로 동료들을 사귄 것은 아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무엇보다 가장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어쨌든 이젠 다시 없을 ASAC 5기를 추억 속으로 남기고 3개월 동안 내 마음을 질질 끌었던 후기를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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